
이번 달 초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시위대가 옛 팔라비 왕조 시대의 국기를 휘날리며 "팔라비가 돌아온다", "샤 만세" 같은 구호를 외쳤다는 소식이 화젯거리가 됐었던 건 많이들 알고 있을 거임.
그리고 이란 시위대의 친팔라비 구호를 소개하는 글에는 흔히 "팔라비 왕조도 사람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데? 이란 신정 체제나 팔라비 왕조나 그게 그거"라는 투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그런 댓글들을 몇 번 보다 보니 "그럼 실제로 둘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죽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같은 독재정권이더라도 억압과 폭력성의 강도는 크게 다를 수 있잖음.
그래서 직접 한 번 두 정권 하에서 주요 국가폭력 사건들의 희생자 수를 비교해 보기로 함.

팔라비 왕조
1953년 이란 쿠데타: 200~300여명 사망
1963년 호메이니 석방 시위: 300여명 사망
1971~1979년간 정치범 처형: 100여명 처형
1978~1979년 이슬람 혁명: 2,000~3,000여명 사망
합계: 약2,600~3,700여명 사망

이란 이슬람 공화국
1980~1985년 정치범(주로 구체제 인사 및 좌파 정당 구성원) 처형: 7,900~9,000여명
1988년 7월~12월 정치범 대량 처형("1988년 학살"): 2,800여명~5,000여명
2019년 이란 시위("검은 11월"): 1,000여명
2022년 이란 히잡 시위: 500여명
2026년 이란 시위: 최소 5,000여명
합계: 약 16,000~20,000여명 사망
팔라비 왕조의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는 정권 붕괴 직전인 1978~1979년 시점에 집중된 반면 이란 신정은 정권 붕괴고 뭐고 그냥 꾸준히 사람을 수천명씩 죽여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신정 체제 붕괴 정도의 사건이면 진짜 사망자만 만 단위로 나오는 사태가 터지거나 아예 내전이 나지 않을까?
참고로 이란 신정 체제의 정치범 처형은 잘 알려진 기간만 기재한 거라 지난 수십 년 간 인권 단체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세계 최다 수준의 사형 집행 건수를 기록했다고 거의 매 해 지속적으로 비판했음을 감안하면 처형당한 정치범 숫자가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음.
마지막으로 이란 혁명이 주 원인이 되어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의 사망자 숫자는 기재하지 않았음. 이를 포함하면 아예 비교가 무의미해짐.
결론: 팔라비 왕조도 독재정권이긴 했지만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아예 폭압성의 차원이 다름